독일의 노동조합 (Gewerkschaft)과 사업장 평의회 (Betriebsrat)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독일에서 취업을 원하거나 이미 일을 하고 있으신 분들 모두에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독일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 두 그룹이 우리의 실질적인 근로 환경, 근로자로서의 권리 (임금, 연차, 근로 시간 등등) 더 나아가 피고용인 (Arbitesnehmer)과 고용인 (Arbitesgeberr) 간의 근로 계약서 (Arbitesvertrag)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을 모두 다루기에는 내용이 방대하며 법과 제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모르는 부분이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핵심만을 중점으로 다루려고 한다.
1. 독일의 노동조합(Gewerkschaft)
한국에는 기업별 노동 조합이 존재하지만, 독일에는 기업에 속해있는 노동조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독일 전역 (Bundesweit)에 걸친 산업별 노동조합(Gewerkschaft)이 존재한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에는 8개의 산업별 노동조합이 있으며, 이들의 연맹이 500만명 이상으로 이루어진 독일 노동조합 총 연맹 (Deutschergewerkschaftbund, DGB)을 구성한다. (독일 노동조합 총 연맹 (DGB) 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내용은 >> DGB 링크 << 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 노동조합 총 연맹에 소속되지 않은 독일 공무원 노동 조합 연맹 Deutscher Beamtenbund (DBB)이 약 130 만 명의 회원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DGB의 총 회원 수는 독일 전역 근로자의 15 - 20% 수준에 머물지만, 노동조합이 고용주와 체결한 단체 협약 (Tarifvertrag)의 효력이 적용되는 근로자의 비율 (Tarifvertragabdeckung) 은 약 60% 달하는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단체 협약에 관해서는 밑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독일의 사업장 평의회 (Betriebsrat)
앞서 이야기한 독일 노동 조합이 산업별로 이루어진 근로자의 조직이라면, 사업장 평의회 (Betriebsrat)는 소규모 회사 내 또는 규모가 큰 기업이라면 각 개별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이루어진 기구이다. 독일 경영조직법 (Betriebsverfassungsgesetz, BetrVG)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사업장에서는 사업장 평의회를 구성 할 수 있다. 사업장 평의회의 구성원을 뽑는 선거는 고용주의 동의 없이 진행이 가능하며, 사업장 내 대부분의 근로자가 제약 없이 선거 참여가 가능하다 (16세 미만 이거나 단기 근로자는 제외된다.).
이렇게 선거를 통해 구성된 사업장 평의회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기구로 근로자의 요구를 대변하면서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그 의의를 둔다. 사업장 평의회 대표는 노동 조합 대표와 함께 근로자 대표로서 기업 수준의 공동 결정 제도 (Unternehmensmitbestimmung)를 통해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며, 근로자에게 유리한 법률이나 규정, 또는 단체 협약 (Tarifvertrag) 및 사업장 협약 (Betriebsvereinbarung)이 이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3. 노동 조합과 사업장 평의회의 역할
3.1 근로자의 기업의 주요 결정에 간접 참여
독일의 주식회사 (Aktiengeselschaft, AG) 나 일정 규모 이상의 유한 회사 (GmbH)는 평상시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 이사회 (Vorstand)와 감독 이사회 (Aufsichtsrat) 라는 이원적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영 이사회가 평시에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조직이라면, 감독 이사회는 이 경영 이사회를 감시하면서 (선임 및 해고) 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도 하고, 회사의 중요한 사안 (예: 대규모 투자, 중장기적 전략)에 관련해서는 투표를 통해서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독 이사회의 규모나 구성은 적용되는 법을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주주 대표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 된다 (아래 표2 참고). 주주 대표는 주주 총회를 통해 선출되며, 근로자 대표는 내부 투표를 통해서 선출 된 노동조합 대표와 사업장 평의회 대표로 구성이 된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이 근로자 대표를 선출함으로써 회사의 경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1 에서 2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보유한 회사의 감독 이사회 구성을 예로 들었다. 이 회사의 경우 주주 대표 10명과 고위 간부, 사업장 대표, 노동조합 대표를 포함하는 10명의 근로자 대표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위간부는 사업장 평의회를 통해서 선출된다고 한다. 특히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이, 근로자 대표의 과반수 (6 명)가 사업장 대표라는 것이다.
![]() |
| 그림1. 2만명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감독 이사회 구성 예시 (출처:Lernhelfer). |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또 다른 예로 들면, 감독 이사회가 주주 대표 6명과 근로자 대표 6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프로필을 보면 그들이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이익 집단을 대표하여 뽑혔는지 알 수 있었다 (표3). 앞에서 소개된 예시처럼, 근로자 대표의 과반인 4명은 회사 내의 사업장 대표들로 구성되어있고, 나머지 2 자리는 산업별 노조 대표들이 차지했다. 위의 두 예시를 보면, 사업장 대표를 통해 근로자들이 회사 경영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2 단체 협약 (Tarifvertrag) 체결 및 감독
앞에서 독일 노동 조합과 사업장 평의회에 대한 설명에서 단체 협약이 상당히 많이 언급 되었는데, 이 단체 협약이라는 것 단체 협약 법률 (Tarifvertragsgesetz (TVG))에 의거해 체결되며, 아래와 같이 간단히 설명 될 수 있다.
고용주와 노동조합 간의 서면 합의로서, 특정 근로자 집단을 대상으로 임금 및 급여, 근로시간, 휴가일수, 해고 예고기간을 포함한 근로조건의 최저 기준을 마련하여 근로자의 교섭력을 강화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이렇듯 단체협약은 우리의 근로조건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 협약이 없이 근로계약을 맺는 경우(ohne Tarif, Außertarif가 아니다.) 에는 통계적으로 약 10% 적은 시간 당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대부분은 단체협약에 의거한 근로 계약을 선호한다. (Außertarifvertrag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그럼 단체 협약은 어떤 과정을 거쳐 체결되는 것일까?
고용주와 단체 협약을 하는 주체가 노동 조합에서 선출 된 대표들이며, 노동 조합 대표가 단체협약을 협상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내 근로자들의 위임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 내 근로자들이 우선 노동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해당 기업 내 많은 수의 근로자들이 노동 조합에 가입 할 수록 협상력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 이후 기업 내 근로자들이 단체 협약에 명시 또는 규정되어야 할 사항들을 결정하면, 노동 조합 회원들의 투표로 단체교섭위원회 (Tarifkommission)가 만들어지고, 이 위원회가 기업 내 근로자들의 요구에 맞게 필요한 사항들을 결정하고 고용주와의 교섭을 준비한다. 교섭 준비가 끝나면 단체교섭위원회는 교섭위원회 (Verhandlungskommission)를 따로 구성하여 고용주와 단체 협상을 진행한다.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고용주들의 반대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기업 내 근로자들이 경고나 파업 등의 단체 행동을 통해서 고용주들을 압박 할 수 있다.
만약 원만한 합의 하에 단체 협약이 체결 되었다 해도 현장, 즉 사업장에서 이 협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주가 단체 협약을 준수하도록 감시하는 기관이 사업장 내에 필요한데, 이 역할을 앞에서 이야기한 사업장 평의회가 맡는다. 즉, 노동조합이 단체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장 평의회가 이 협약이 사업장 내에서 이행될 수 있도록 고용주를 감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근로자 대표 기관은 상호 협력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에는 근로 계약과 임금에 관한 글을 준비하겠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