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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5의 게시물 표시

독일 유학 그리고 정착 - 2/2 (부제: 과거를 회상하며..)

박사과정을 끝낸 그 순간이 독일 생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였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박사 과정 3년차가 끝날 무렵 교수님께 다음 커리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도 된다는 동의를 얻고나서 부터  독일 화학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몸부림 쳤다. 그렇게 해야, 한국으로 돌아가도 후회가 남지 않을것 같았기 때문이였다. 물론 내가 당시에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었다. 학회에 가서 회사에서 온 사람들과 어떻게든 말을 섞고, 취업에 관한 팁들을 물어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운이 좋게도 회사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을 맞이 했다. 회사 연구 부서를 이끌고 있던 두 그룹 리더가 나의 연구에 관심을 보였고, 행사의 휴식 시간에 개인적인 미팅을 진행했다. 새로운 직원을 찾고 있다고 그랬다. 그렇다, 그 중 한 사람이 나의 미래 보스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독일 생활을 뒤 돌아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로 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또는 나의 상황은 그들의 도움과 응원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 낼 수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회사에 지원서를 쓰는 것도, 면접을 준비하는 것도 연구소 학생들 및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회사 합격 편지를 받았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미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이 힘들거나 나의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회사로 부터 합격 편지를 받은 그 날을 떠올린다. 얼마나 오고 싶어했던 회사였는지,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를 거듭했었는지 등의 과거를 떠올려 보면, 지금 어떠한 상황이던 간에 감사 할 수 밖에 없다.   독일 생활 10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언어는 어렵고, 문화는 생소하며, 사람들을 사귀는 건 쉽지 않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분들, 또는 외국사람들이 독일에서 마주치는 현실인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독일 유학 그리고 정착 - 1/2 (부제: 과거를 회상하며..)

최근 세계 경제의 상황이 말이 아니다. 특히나 유럽의 수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독일은 2023년과 2024년 2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독일의 몰락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내가 처음 독일로 유학을 온 2014년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 독일은 성공한 복지 국가의 표본으로 자리 잡았었고, 많은 이들이 독일의 경제,사회, 교육 모델을 따라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독일로 오게된 것도, 이런 사회적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나는 학부 때 이미 미국 유학의 꿈을 꾸면서 어느 정도 준비도 했었다.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로 우선은 한국의 대학원에 진학 한 뒤 미래를 고민해보는 걸로 타협을 했다. (사실 한국 대학원 진학도 나의 예상처럼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쓰라린, 가슴을 후벼파는 듯 아팠던 경험은 앞으로 나의 인생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약 2년 후 당시 다니고 있던 대학원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독일 유학에 대해 조언을 구했던 친구 선배들은 하나같이 반대를 했었고, 미국으로 향할 것을 종용했었다. 이럴 때 마다 깊은 곳에서 자고 있던 내면의 반골기질은 독일행이 옳다고 속삭였다.  나의 전공인 화학은 유럽에서 시작되었고, 독일에서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일의 영향은 거대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글로벌 화학업계에서 독일회사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덤으로 나는 코흘리게 시절 밀리터리 덕후가 될 뻔했었다. 그러니 내가 독일행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독일어를 하나도 모른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뿐....     독일 공항에 첫 발을 내 디딜 때의 그 감정은, 미래에 대한 걱정, 고민보다는 해방감에 가까웠다. (한국 대학원은 과잉노동, 학생의 노예화로 희화화 되지 않았었던가. 나도 예외가 아니였다. 아니 아마 피해 당사자였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게도 독일의 한 대학교와 근처 막스...